가을 트레킹 명소, 제천 정방사 탐방기

가을 트레킹 명소, 제천 정방사 탐방기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트레킹하기에 최적의 계절을 맞아 충북 제천의 자드락길 2코스와 청풍권 힐링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정방사길을 따라 걷는 것은 다가오는 가을을 만끽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정방사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1016m의 금수산 자락 신선봉 능선에 자리한 전통 사찰입니다. 능강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은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고요함과 신비로움을 선사합니다. 두 개의 주차장을 지나 암벽 위에 위치한 사찰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사찰 입구에는 물건을 운반하는 삭도가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습니다. 돌계단을 올라 석문을 통과하면 해우소가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는데, 낡은 해우소 내부 창문을 통해 청풍호의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작은 창문 너머로 절경을 한눈에 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습니다.
범종각은 높이 193cm, 구경 120cm에 달하며, 종무소와 함께 자리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범종각은 멀리서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정방사는 통일신라 초기인 662년 문무왕 2년에 의상대사의 제자 정원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설에 따르면 의상대사가 제자에게 지팡이를 던져 그 지팡이가 멈춘 곳에 절을 짓도록 했고, 여러 날 산과 강을 넘은 끝에 현재의 정방사 위치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주변의 겹겹이 펼쳐진 산과 청풍호의 풍경, 그리고 우뚝 솟은 바위는 마치 하늘 세계의 궁궐을 연상케 하여 금수산과 청풍호의 맑은 물과 바람, 꽃향기가 어우러진 곳이라 하여 정방사라 이름 붙여졌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법당에는 나무로 만든 관음보살좌상이 모셔져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조선시대 보살상의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조각 솜씨가 단아하고 아름다워 당시 불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원통보전 뒤편에는 용왕님 감로수로 알려진 신선봉 의상대 사이 암벽을 타고 흘러내린 석간수가 자리하고 있으나, 최근 비가 적어 고여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원통보전 옆에는 16나한을 모신 나한전이 위치해 있습니다.
청풍호를 바라보며 금수산의 거대한 암벽 아래 정방사의 관음상과 5층 석탑이 사찰을 든든히 지키고 있습니다. 원통보전 마당 끝자락에는 암벽 사이에 자리한 지장전이 있으며, 제사를 지내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지장전의 지장보살입상 뒤 바위 암각은 금빛으로 신비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지장전과 관음상 사이 계단을 오르면 정방사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한 산신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산신각 내 법당과 산신각에서 바라본 원통보전 앞마당의 5층 석탑과 관음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정방사 원통보전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청풍호의 장관은 일상의 번잡함과 고단함을 잊고 마음의 평안을 찾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임을 느끼게 합니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자연과 역사, 그리고 신앙이 어우러진 정방사에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