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당산 생각의 벙커, 색으로 물들다
청주 당산 생각의 벙커, 색으로 물들다
충북 청주 당산에 위치한 '생각의 벙커'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고유한 생각과 감정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벙커는 1973년 충북 도청사 인근 당산 암반을 깎아 만든 폭 4미터, 높이 5.2미터, 길이 200미터, 총면적 2,156평방미터에 달하는 대규모 충무시설로, 총 14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난 50년간 지휘통제소 및 평시 충무시설로 사용되던 이 공간은 현재 도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한 실험적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10월 15일부터 11월 17일까지는 '오래된 미로'를 주제로 한 공간 연출과 함께 동굴 속 화이트 크리스마스 행사가 진행되어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벙커는 사람의 마음속 다양한 방들을 연상케 합니다. 기쁨, 환희, 고통, 미움, 슬픔, 고독 등 각기 다른 감정의 방들이 시냅스처럼 연결되어 있는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무채색의 공간에 설치된 다채로운 색채의 작품과 조명은 벙커의 어두운 분위기를 생기 넘치게 변화시키며, 시각 예술가들의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25년 3월 15일부터 6월 3일까지 80일간 개최되며, 도내 설치 작가 8명이 참여해 벙커 내 8개 방과 통로에서 독특한 조형 세계를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달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와 3시에는 봄을 주제로 한 클래식 공연도 열리고 있어 문화예술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당산 벙커는 박정희 정권 시절 전쟁 대비 방공호 및 공무원 비상근무 공간으로 전국에 조성된 비상시설 중 하나입니다. 이 산이 '당산'이라 불리는 이유는 백제 시대 토성이 있던 이곳에 매년 청주의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전시에는 도로시 엠 윤 작가의 디지털 기술과 융합한 인터랙티브 작품, 조은필 작가의 파란색 날개, 김윤수 작가의 푸르스름한 걸음걸이 조형, 쑨 지 작가의 어둠 속 빛나는 안료를 활용한 초현실적 공간, 최성임 작가의 플라스틱 망과 공을 이용한 붉은색 중앙통로, 노경민 작가의 붉은 방, 이규식 작가의 붉은 글씨 자서전, 고정원 작가의 재활용 네온사인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예술은 어둠 속에서도 생명을 불어넣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당산 생각의 벙커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자신만의 감각으로 예술을 해석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뜻깊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다양한 예술가들의 생각이 깃든 공간을 체험해 보십시오. 사람의 마음속에는 다양한 색이 존재하며, 이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시야를 갖는 것만으로도 삶은 더욱 충만해질 수 있습니다.
당산 생각의 벙커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전시와 공연은 2025년 3월 15일부터 6월 3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