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 구읍, 전통과 문화의 산책길

충북 옥천 구읍, 전통과 문화의 산책길
충북 옥천군 옥천읍 일대는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옥천역이 세워지면서 중심가가 새롭게 형성되었고, 조선시대 관아가 있던 문정리, 하계리, 상계리, 교동리, 죽향리 일대는 구읍으로 불리며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구읍 지역은 옥천의 대표적인 자연 문화 명소 9경 중 마지막 경관으로 꼽히며, 문화유적으로는 정지용 생가, 육영수 생가, 옥주사마소, 옥천향교, 죽향초등학교 구교사, 전통문화체험관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옥천 구읍을 방문할 때는 정지용 생가 인근 주차장과 전통문화체험관 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조선시대 관리 교육의 중심, 옥주사마소
첫 번째 방문지는 충북 유형문화재 제157호인 옥주사마소입니다. 옥천읍 향수길 67-6에 위치한 이 건물은 조선시대의 건축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됩니다.
사마소는 조선시대 과거시험 중 문과 시험을 준비하는 생원시와 진사시(통합하여 사마시) 합격자들이 모여 지방 교화와 행정에 기여하던 기관입니다. 이들은 성균관 입학 자격을 얻어 문과 대과에 도전할 수 있었으며, 소과에 합격한 이들만으로도 지역 사회에서 지식인으로서 강한 발언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마소는 관리의 통치에 간섭하는 압력단체로 변질되어 폐지되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사마소는 충북 옥천의 옥주사마소, 충북 괴산의 청안사마소, 경북 경주의 경주사마소가 있습니다.
옥주사마소의 정확한 건축 연도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1674년 현종 15년에 중수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원래는 어려운 백성을 위해 곡식을 비축하던 의창 건물이었으며, 앞면 5칸, 옆면 2칸 규모입니다. 건물 기둥에는 향촌 규약인 향약의 네 가지 항목인 환난상휼(어려운 일은 서로 돕는다), 예속(예의로 서로 사귄다), 과실상규(잘못을 서로 고쳐준다), 덕업상권(덕을 쌓는 일을 서로 권한다)의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옥주사마소 마당에는 무궁화가 심겨 있고, 뒤편에는 굴뚝과 소나무가 자리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유교 교육의 요람, 옥천향교
옥주사마소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옥천향교는 충북 옥천군 향수8길 8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유학 교육을 위해 설립된 관학교육기관으로, 이곳은 비교적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1398년 조선 태조 7년에 창건된 옥천향교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592년에 복구되었습니다. 주요 건물로는 명륜당, 대성전, 홍도당, 교직사가 있습니다.
명륜당은 세종 22년(1440년)에 세워진 2층 누각으로, 임진왜란 후 재건되었으며 100명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교실 역할을 했습니다. 건물 바닥 좌우측에는 난방 시설이 있어 당시의 교육 환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명륜당을 지나면 넓은 정원이 펼쳐지고, 좌측에는 홍도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옥천 선비들이 공부하던 장소이자 향교 사무실과 기숙사 역할을 했습니다.
정원의 정면에는 내삼문이 자리하며, 이 문을 지나면 유교 성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이 있습니다. 내삼문은 일반적인 한 지붕 아래 세 개의 문과 달리 별개의 지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성전 좌우에는 동무와 서무가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는 유교 성현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대성전에서는 봄과 가을에 제사가 거행됩니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옥천 구읍
충북 옥천은 조선시대 대유학자 송시열의 고향으로, 옥주사마소와 옥천향교를 중심으로 전통과 문화가 깊게 배어 있는 지역입니다. 옥천 구읍은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맛집과 카페도 많아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