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옥계폭포, 얼음 속에 숨은 자연의 정취

겨울 옥계폭포, 얼음 속에 숨은 자연의 정취
영동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자리한 옥계폭포는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명소입니다. 이번 겨울, 본격적인 추위 속에서 만난 옥계폭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했습니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폭포를 이루던 물줄기는 멈추고, 대신 얼음으로 변해 협곡 사이를 가득 채웠습니다. 폭포수는 바위 사이를 따라 천천히 얼어붙어 하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이루었으며, 그 표면은 완전히 매끈하거나 투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겹으로 쌓인 얼음의 흔적은 이곳을 지나온 시간의 깊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날의 옥계폭포는 흐르는 물의 역동적인 풍경 대신, 정지된 시간의 기록을 담고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대표 음악가인 박연 선생이 이곳을 사랑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는 세종대왕 시절 악기의 조율과 악보 정리의 필요성을 상소하여 1427년 편경 12매를 제작, 정확한 음률로 연주할 수 있게 한 인물입니다.
얼음으로 뒤덮인 폭포 덕분에 평소보다 가까이 다가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아래에서 올려다본 얼음폭포는 마치 협곡이 숨을 멈춘 듯한 신비로운 모습을 자아냈습니다. 어두운 바위 사이를 밝게 채운 얼음은 햇빛을 받아 유리처럼 반사되었으며, 그 안에 박힌 기포와 균열은 한층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옥계폭포는 평소 약 20여 미터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며, 울창한 숲길 속에 자리해 주변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폭포 아래 얼음 위에는 가을의 낙엽이 그대로 붙어 있어, 시간이 멈춘 듯한 겨울 풍경을 완성했습니다.
한편, 옥계폭포 일대는 그동안 노후한 편의시설과 어두운 진입도로로 불편함이 있었으나, 2025년 경관 개선 작업을 마무리해 방문객들의 편의를 도모했습니다. 영동군 심천면 난계사에서 옥천 방향 국도를 따라 약 3km 이동 후, 천모산 계곡으로 1km 더 들어가면 옥계폭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주말과 휴일이면 울창한 숲과 약 30여 미터 높이에서 웅장하게 떨어지는 폭포수를 감상하려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이곳은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명인 난계 박연 선생이 낙향해 피리를 자주 불던 장소로, ‘박연폭포’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던 옥계폭포는 겨울에 이르러 비로소 또 하나의 본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흐르지 않는 물, 멈춘 소리, 얼어붙은 시간 앞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걸음을 늦추게 됩니다. 아마도 박연 선생이 이곳에서 피리를 불며 고요함을 즐겼던 이유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겨울의 옥계폭포는 차갑지만 거칠지 않고, 멈춰 있지만 답답하지 않은 자연의 조용한 인사처럼, 영동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풍경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