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옛 학교, 캠핑장으로 다시 태어나다

제천 옛 학교, 캠핑장으로 다시 태어나다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 후청골길 72에 위치한 제천옛날학교오토캠핑장은 과거 학교였던 공간이 새로운 휴식처로 변모한 곳입니다. 이곳은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운동장이 지금은 하얀 글램핑 텐트가 나란히 서 있는 캠핑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 우산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젖은 자연의 짙은 색감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감성을 선사합니다. 제천의 산들은 안개를 뒤집어쓰고 능선을 감추며, 도로변에는 ‘수산1리’라는 둥근 돌과 나무 표지판이 이곳이 청풍호가 있는 제천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청풍호가 조성되기 전 이 지역에는 마을과 학교가 있었습니다. 1954년 4월 1일 북평국민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고 1958년 4월 1일 세 학급으로 문을 연 이 학교는 1984년 충주댐 건설로 인해 수몰 위기에 처하자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로 이전했습니다. 이후 1995년 3월 1일 폐교되었습니다.
현재 캠핑장으로 활용되는 이곳은 과거 운동장이었던 잔디밭이 빗물을 머금어 더욱 푸르름을 자랑하며, 나무 데크 위에는 분홍빛 냉장고와 전기포트, 아담한 싱크대가 갖춰진 글램핑 텐트가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습니다. 마당 가장자리의 느티나무는 학교가 자리하기 전부터 이곳을 지켜왔으며, 폐교 후에도 굵은 가지 사이로 빗소리를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운동장 한편에는 지붕이 얹힌 물놀이장이 마련되어 있어 여름철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튜브와 공이 물 위를 둥둥 떠다니며 한여름 휴가의 풍경을 연출합니다.
이 학교에서는 서른 번의 졸업식이 열렸고, 총 783명의 졸업생이 세상으로 나갔습니다. 이들이 현재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해보게 합니다.
댐 건설로 인해 마을과 학교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하자 학교는 산 쪽으로 이전하였고, 지금은 캠핑장으로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옛 교실 복도에는 붉게 윤이 나는 나무 마루가 낮게 삐걱거리고, 창틀 너머로는 빗줄기가 흘러내립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벽을 가로지른 줄에 매달려 있어 과거의 흔적을 느끼게 합니다.
복도 한쪽에는 지구본, 스미스코로나 타자기, 주판, 무쇠 다리미, 벼루, 놋촛대, 향로 등 옛 물건들이 작은 박물관처럼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물건들은 학교가 문을 닫기 전 시대를 살아온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물이 마을을 잠기게 했지만, 학교는 산으로 옮겨져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세월이 흘러 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빈 교실과 운동장은 캠핑장으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 낡은 지구본, 그리고 빗물에 젖은 무궁화 꽃잎 위에 시간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는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