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걷는 청주 원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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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걷는 청주 원도심

청주 성안길은 음식점과 카페, 상점이 밀집한 거리로 알려져 있지만,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청주의 오랜 역사와 종교문화유산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성안길 가까이에 자리한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과 중앙공원은 충북 어울리길의 청주 원도심 코스인 ‘공감의 길’에 포함된 장소다.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에는 천 년을 넘긴 불교 유산이 남아 있고, 중앙공원에는 천주교 순교와 의병·승병의 역사가 한 공간에 모여 있다. 두 장소는 걸어서 연결할 수 있어 성안길 나들이와 함께 살펴보기 좋은 도심 역사 산책 구간을 이룬다.

충북 어울리길과 공감의 길

충북 어울리길은 사찰과 성당, 교회, 향교 등 지역 곳곳의 종교문화유산을 연결한 길이다.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를 이해하고,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살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어울리길은 공감의 길, 은총의 길, 마음쉬는 길, 말씀의 길 등 네 가지 길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청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공감의 길이다. 특정 종교의 신자만을 위한 순례길이 아니라 청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과 여행객이 걸으며 살펴볼 수 있는 길이다.

구분내용
길의 이름공감의 길
전체 동선탑동 양관, 서운동성당, 청주 제일교회, 중앙공원, 용두사지 철당간, 청주향교, 용화사
성안길 연계 구간용두사지 철당간과 중앙공원
주요 특징불교와 천주교, 개신교, 유교 관련 문화유산을 청주 원도심에서 살펴보는 도보 코스

공감의 길 전체를 반드시 한 번에 돌아볼 필요는 없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성안길과 가까운 용두사지 철당간과 중앙공원부터 살펴볼 수 있다. 이 두 곳을 잇는 동선은 공식 전체 코스 가운데 일부를 성안길 나들이에 연결한 산책 구간이다.

성안길에 남은 천년 철당간

성안길 광장에 서 있는 철당간의 정식 명칭은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이다. 고려 광종 13년인 962년에 세워진 국보다. 현재는 상점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지만, 명칭에 포함된 ‘용두사지’는 과거 이곳에 용두사라는 사찰이 있었던 터라는 뜻이다.

오늘날 사찰 건물은 남아 있지 않지만, 철당간은 이곳이 불교문화와 연결된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대적인 상업 거리와 천 년 전 유산이 한 광장에 공존한다는 점에서 청주 원도심의 시간적 깊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당간은 사찰에서 의식이나 행사를 열 때 ‘당’이라 부르는 깃발을 걸던 높은 기둥이다. 철당간 양옆에 세워진 돌기둥은 당간을 지탱하는 당간지주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길고 곧은 철기둥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는 원통 모양의 철통을 이어 올린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철통은 원래 30개였으며 현재는 20개가 남아 있다. 아래에서 세 번째 철통에는 건립 시기와 내력을 파악할 수 있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 기록으로 인해 철당간은 단순히 오래된 구조물을 넘어 언제, 어떤 배경에서 세워졌는지 살필 수 있는 역사 자료가 된다.

광장에서는 위로 길게 뻗은 철당간의 전체 모습뿐 아니라 철통의 연결 부분과 양옆의 당간지주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거리에는 행인들이 오가고 주변 상점의 움직임이 이어지지만, 철당간 주변만큼은 고려시대의 흔적을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는 역사 공간으로 기능한다.

여러 시대가 겹친 중앙공원

철당간에서 성안길 골목을 따라 이동하면 중앙공원에 닿는다.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지만, 상점이 이어지는 성안길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나무 아래에서 쉬어갈 수 있는 도심 공원이면서 여러 시대의 유산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중앙공원은 청주의 명물로 알려진 쫄쫄호떡을 찾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 안에서는 나무 그늘 아래 머무는 시민들과 역사 유산을 살펴보는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불교 유산인 철당간과 달리 중앙공원이 어울리길에 포함된 이유는 천주교 순교의 역사와 의병·승병의 이야기가 함께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청주병영과 관련된 순교자들을 기리는 현양비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청주성 탈환에 참여한 조헌과 영규대사를 기리는 비석도 자리한다.

조헌은 의병을 이끌었고, 승려였던 영규대사는 승병을 이끌었다.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지역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힘을 모았는지 생각하게 하는 흔적이다. 중앙공원은 휴식 공간에 그치지 않고 신앙과 의병, 승병의 역사를 함께 품은 복합적인 장소로 읽힌다.

어울리길의 ‘어울림’은 서로 다른 종교 시설을 차례로 방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도시 안에서 이어진 사람들의 삶과 선택, 공동체의 기억을 함께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다. 중앙공원에 남은 여러 비석과 유산은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종교와 문화가 만나는 산책

공감의 길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면 청주향교와 용화사까지 동선을 넓힐 수 있다. 청주향교는 유교, 용화사는 불교와 연결된다. 전체 코스에는 개신교와 천주교 관련 장소도 포함돼 있어 서로 다른 종교문화가 청주 원도심 안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용화사는 무심천 벚꽃축제 시기에 함께 방문하는 장소로도 언급되며, 가을에는 계절과 사찰의 분위기가 어우러진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공간의 역사와 건축, 주변 풍경을 중심으로 둘러볼 수 있다.

철당간과 망선루, 중앙공원의 관련 유산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어울리길이 제공하는 오디오북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장의 안내판과 함께 내용을 살펴보면 각 유산이 지닌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성안길과 연결하는 도보 동선

차량을 이용할 경우 성안길 주변 주차장에 주차한 뒤 철당간과 중앙공원을 걸어서 연결할 수 있다. 주차장마다 요금과 이용 시간이 다르므로 각 주차장 입구에 표시된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1. 성안길에서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으로 이동한다.
  2. 철당간의 전체 모습과 철통 연결 구조, 당간지주를 살펴본다.
  3. 성안길 골목을 따라 중앙공원으로 걸어간다.
  4. 중앙공원에 남은 순교자 현양비와 조헌·영규대사 관련 비석을 살펴본다.
  5.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청주향교와 용화사 방향으로 산책을 이어간다.

성안길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기는 일정에 역사 산책을 더하면 익숙한 원도심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철당간이 성안길 한가운데 서 있는 이유와 중앙공원에 여러 시대의 이야기가 모인 배경을 알고 걷는다면, 평소 지나치기 쉬웠던 장소의 의미도 한층 또렷해진다.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과 중앙공원은 멀리 떠나지 않고도 천 년의 시간과 다양한 종교문화, 지역 공동체의 역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청주 원도심의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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