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륵의 선율 미래를 열다

우륵의 예술정신을 잇는 충주의 축제
2026년 제54회 우륵문화제가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충청북도 충주시 탄금공원에서 열렸다. 1971년 시작된 우륵문화제는 충주의 자랑인 악성 우륵의 가무악 예술정신을 계승해 온 대표 문화예술축제다.
이번 축제는 ‘우륵의 울림 속에서 내일의 충주를 담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주제는 ‘우륵 NEXT 우륵이 꿈꾸던 미래’로 정해졌다. 국악을 중심에 두면서 전통예술과 현대적인 표현 방식을 함께 선보이는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축제가 열린 탄금공원에는 전체 공간과 날짜별 주요 프로그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형 안내판이 설치됐다. 관람객들은 안내판과 종합안내소에서 제공한 소형 잡지 형태의 가이드북을 살펴보며 공연 시간과 체험 공간을 확인했다. 가이드북에는 축제 이용 정보와 빙고 행사 참여 방법이 담겼다.
탄금공원 곳곳에 펼쳐진 체험 공간
행사장은 놀이마당과 전통마당, 즐길마당, 맛고을장터, 문학동네, 솜씨장터, 탄금장터 등으로 나뉘었다. 판매와 체험, 놀이, 공연을 구역별로 배치해 관람객이 필요한 공간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축제 마스코트인 우륵이와 예총이는 행사장을 오가며 관람객을 맞았다. 캐릭터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도 이어졌다. 강한 햇빛에 대비할 수 있도록 축제 캐릭터 모양으로 접어 사용하는 우륵 모자도 제공됐다.
주차장과 가까운 탄금장터에서는 지역 농특산물을 판매했다. 버섯과 사과, 밤을 비롯한 충주 지역의 여러 먹거리가 진열됐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살펴보거나 구매하려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맛고을장터와 이어진 잔치마당에서는 상설공연과 여러 행사가 진행됐다. 10월 8일 상설공연에서는 수안보 온천이 발견된 과정을 소재로 한 무대가 마련됐다. 시민 배우들은 익살스럽고 생동감 있는 연기로 이야기를 풀어냈고, 관람객들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무대에 집중했다.
게임과 전통문화가 만난 빙고 체험
빙고 행사는 여러 체험을 수행하고 도장을 모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다트 던지기는 다섯 발 가운데 세 발을 목표에 맞히면 도장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다트가 날아가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참가자와 진행자, 주변 관람객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고무줄총으로 목표물을 쓰러뜨리는 프로그램과 동전을 던져 정해진 지점에 넣는 체험도 마련됐다. 특히 동전 던지기는 난도가 높아 다시 도전하려는 참가자가 많았다. 실패한 참가자는 다른 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다시 참여하도록 운영해 대기 인원이 한곳에 몰리지 않게 했다.
놀이마당과 전통마당에서는 고리 던지기와 사기장 체험, 가훈 쓰기 등도 진행됐다. 차와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부스가 운영됐으며, 짧은 시간 안에 인물의 특징을 담아내는 캐리커처 체험에도 관람객이 참여했다.
각 체험을 마칠 때마다 서로 다른 도장이 제공됐다. 빙고 세 줄을 완성하면 뽑기 한 번, 전체 칸을 완성하면 두 번 참여할 수 있었다. 경품은 1등부터 5등까지 구분됐으며 예총이 캐릭터 인형, 우륵문화제 캐릭터 텀블러, 가야금 열쇠고리, 소형 게임기, 무릎담요 등이 준비됐다.
공연 사이에 쉬어 가는 맛고을장터
맛고을장터는 공연과 체험 사이에 관람객이 식사하며 쉬어 가는 공간으로 운영됐다. 좌석 위에는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차양막이 설치돼 한낮에도 머물 수 있도록 했다.
판매 음식은 떡볶이와 어묵, 우동, 덮밥, 감자채전, 닭발, 닭강정, 소고기탕국, 메밀전, 막국수, 비빔만두, 과자와 커피 등으로 다양했다. 맥주는 2000원에 판매됐다. 가족과 일행 단위 관람객들은 음식을 나눠 먹으며 다음 공연을 기다렸다.
취타대와 가야금이 알린 개막
10월 8일 열린 제54회 우륵문화제 개막공연은 학생들의 힘찬 무대로 시작됐다. 객석에는 버튼을 누르면 빛이 들어오는 응원봉이 한 개씩 놓였다. 응원봉 양면에는 ‘I ♥ 충주’와 ‘I ♥ 우륵’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객석은 관람객들로 점차 채워졌고, 응원봉 불빛도 무대 주변을 밝혔다.
충일중학교 취타대는 전통 관악기와 타악기가 어우러진 연주로 개막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어 제49회 전국탄금대가야금경연대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은 설현서가 가야금 연주를 선보였다. 행사 관련 인사들의 개막 선언과 축사도 진행됐다.
무대에서는 전국탄금대가야금경연대회 입상자인 설현서와 윤소현에 대한 시상이 열렸다. 제49회 대회 일반부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윤소현은 시상에 이어 가야금 공연을 펼쳤다. 경연대회에서 확인된 연주자의 기량이 축제 개막 무대에서도 관람객에게 전달됐다.
전통음악과 디지털 표현의 결합
개막공연에서 특히 눈길을 끈 순서는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VR 드로잉쇼였다. 작가가 무대 위 허공에 그림을 그리면 그 움직임이 화면에 나타났고, 선과 색이 차례로 더해지며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됐다. 관람객들은 그림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완성된 화면까지 지켜봤다.
VR 드로잉쇼는 전통예술축제의 무대에 현대적인 시각 표현을 더했다. 우륵의 예술정신을 계승하는 축제 안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연이 함께 배치되면서 ‘우륵이 꿈꾸던 미래’라는 주제가 무대 구성으로 드러났다.
시립우륵국악단이 완성한 개막 무대
서의철의 진행으로 충주 우륵국악단 공연을 비롯한 여러 무대가 이어졌다. 서의철은 축하공연도 선보였고, 윤소현은 가야금의 선율을 들려줬다. 손웅기의 대금 공연에서는 대금 특유의 깊고 맑은 음색이 객석에 울려 퍼졌다.
김다현은 국악단의 연주에 맞춰 노래를 이어갔다. 전통 악기의 연주와 대중적인 무대가 한 공연 안에서 어우러지며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
개막공연의 마지막은 충주시립우륵국악단이 맡았다. 국악과 타악기를 결합한 무대에는 김경효와 한덕규가 함께했다. 약 11분 동안 이어진 공연은 힘 있는 타악 연주와 국악단의 합주로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관람을 넘어 참여로 완성된 문화제
이번 우륵문화제는 무대를 바라보는 공연 관람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역 농특산물 판매와 먹거리 장터, 전통문화 체험, 놀이형 빙고, 시민 배우의 공연, 학생 취타대와 전문 연주자의 무대를 한 공간에 담았다.
악성 우륵의 예술정신은 가야금과 대금, 취타대와 국악단의 선율로 이어졌고, 현대적인 VR 드로잉쇼와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됐다. 탄금공원 곳곳에서는 아이부터 성인까지 직접 체험하고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행사 장소는 충청북도 충주시 남한강로 46에 있는 충주 탄금공원이다. 넓은 공원 공간은 공연장과 장터, 체험 구역으로 나뉘어 활용됐으며,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제54회 우륵문화제의 무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