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에 피어난 문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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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에 피어난 문학의 향기

증평에서 만나는 두 문인의 세계

충북 증평군 도안면에 자리한 소월·경암 문학예술기념관은 김소월 시인의 문학 세계와 경암 이철호 작가의 삶과 작품 활동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2019년 6월 문을 연 기념관은 문학을 즐겨 읽는 관람객뿐 아니라 문학관 방문이 낯선 사람도 우리 문학의 흐름을 차분히 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교과서에서 읽었던 시를 실제 작품집과 연보 등의 자료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특징이다. 전시실을 따라가다 보면 익숙했던 작품이 한 문인의 생애 및 창작 활동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이 자료 앞에 머물러 작품의 구절과 의미를 되짚어보는 모습도 기념관의 차분한 분위기와 어우러진다.

1층에서 다시 읽는 김소월

기념관 1층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시인 김소월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김소월은 ‘진달래꽃’을 비롯해 ‘산유화’, ‘엄마야 누나야’ 등 한국인의 정서와 그리움을 담은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아 왔다.

특히 ‘진달래꽃’은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접한 사람이 많고, 한 가수가 노래로 부르면서 대중에게 더욱 친숙해진 작품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시구를 전시 공간에서 다시 마주하면, 교실에서 작품을 읽었을 때와는 다른 시선으로 시인의 언어를 바라볼 수 있다.

전시실에는 김소월의 작품집과 편지, 연보 등 문학적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마련돼 있다. 작품만 글로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련 자료를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시인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익숙한 시 한 편을 다시 읽고 그 안에 담긴 그리움과 정서를 천천히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문학관을 찾는 의미는 선명해진다. 조용한 전시 공간에서는 작품을 빠르게 훑기보다 문장마다 잠시 시선을 두고 감상하는 관람이 잘 어울린다.

2층에서 살펴보는 경암 이철호

2층에서는 경암 이철호 작가의 문학 활동과 삶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철호는 한의사이면서 소설가와 수필가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장편소설 ‘태양인 이제마’의 작가로 알려졌으며, 문학과 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전시 공간에서는 이철호 작가의 저서와 작품, 문단 활동에 관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한 분야에 머물지 않았던 그의 삶과 창작의 궤적을 따라가며 문학 활동의 폭을 확인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여러 문인의 흔적을 접할 수 있는 전시 요소도 마련돼 있다. 관람객은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넘어 한국 문학의 다양한 인물과 작품으로 관심을 넓혀볼 수 있다. 1층에서 김소월의 시 세계를 살펴본 뒤 2층으로 이동하면 시와 소설, 수필로 이어지는 서로 다른 문학의 결을 차례로 경험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 즐기는 문학 관람

소월·경암 문학예술기념관은 아이들과 문학을 이야기해보기에도 알맞은 공간이다. 익숙한 시를 함께 읽은 뒤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하나씩 골라보고, 그 문장을 선택한 이유와 떠오른 생각을 나눠볼 수 있다.

이 같은 관람은 문학을 어렵고 딱딱한 공부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답을 찾는 방식보다 작품을 읽고 느낀 점을 자유롭게 말해보는 방식이 기념관의 전시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기념관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소월 카페도 마련돼 있다. 전시를 감상한 뒤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 차 한 잔과 함께 작품의 여운을 이어갈 수 있다. 전시실을 둘러본 관람객들이 잠시 걸음을 늦추고 각자 기억에 남은 작품과 문장을 정리하기 좋은 공간이다.

연제근공원과 잇는 하루 여행

기념관 인근에는 연제근공원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연제근공원은 6·25전쟁 당시 활약한 호국영웅 연제근 상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공간이다.

문학예술기념관에서는 시와 작품을 통해 한국 문학의 정서와 문인들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연제근공원에서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인물의 삶과 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문학과 역사라는 서로 다른 주제를 한 동선에서 만날 수 있어 증평의 문화공간을 둘러보는 하루 일정으로 연결하기 좋다.

소월·경암 문학예술기념관은 익숙한 시를 새롭게 읽고 한 작가의 폭넓은 삶을 돌아보게 하는 장소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한 편의 시와 한 사람의 기록 앞에 머물고 싶다면, 증평에서 문학의 향기를 차분히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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